[책] 이것이 새입니까?: 브랑쿠시와 세기의 재 – 아르노 네바슈, 박재연 옮김, 바람북스, 2025.
가치와 인정, 그리고 그 시차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현대 조각의 거장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작품 “공간 속의 새”와 관련된 세관과의 법정 공방을 다룬 작품입니다. 미국 국적의 소유자가 이 작품을 미국으로 반입하려다 미국 세관 당국에 의해 “예술품이 아니어서 면세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받으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현재의 시선으로 보면 이게 무슨 해프닝인가 싶습니다. 하지만, 시대마다 예술과 작품에 대한 이해는 다를 수 있고, 같은 시대에도 분야마다 이해의 차원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예술품의 예술성을 입증하기 위해 작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법정에 출두하는 일이 생깁니다. 이 모든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더 복잡해지는 세상 속에서
복잡한 세상 속에서 더 생기기 쉬운 일인 것 같습니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이라도 다른 분야에 늘 능숙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당연히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문외한이거나, 뭔가 찜찜하지만 도움을 청할 시기를 놓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브랑쿠시는 자신의 작품이 예술품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부정당하면서, 자신의 작품의 예술성을 법정에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처합니다. 법원에서는 늘 있는 일이고, 변호사들에게는 결국 승리할 확신이 있더라도, 브랑쿠시 본인에게는 행복한 기억일 수 없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도 내가 평가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는 나 사이에 격차가 크다면,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감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에게는 큰 타격이 되지 않을까요?
언젠가 드러날 가치
당장의 성공과 실패가 가장 크게 다가옵니다. 스스로 짧은 시간을 설정하고, 그때까지 모든 것을 판단합니다. 스스로에게 너무 박한 것은 아닐까요? 예술 작품의 경우 사후에 더 높게 평가되기도 합니다. 브랑쿠시의 경우에도 사후에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저 우리의 안목이 짧고 뭉툭한 것은 아닐까요? 긴 호흡으로 스스로의 삶과 주위를 살필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링크] [책] 이것이 새입니까? – 아르노 네바슈 (교보문고)
이것이 새입니까?: 브랑쿠시와 세기의 재판 | – 교보문고
[링크] [책] 너무 늦은 시간 – 클레어 키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