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 지카우치 유타,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2025.
결과보다는 증여라는 경험 그 자체
깍두기의 날카로운 기억
어린 시절, 친구들과 축구할 때 제 포지션은 깍두기였습니다. 운동 신경이 둔하다 보니, 팀원을 뽑을 때 아낌없이 상대에게 증여하는 대상이었습니다. 내 것을 탐내는 동생에게 선뜻 줄 수 있는 건 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장난감이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갖고 싶은 것을 제외한 나머지를 증여의 대상으로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심지어는 객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내 것이라는 프리미엄에 선뜻 남에게 양보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선수 뽑기에서 순서가 마지막까지 가는 기분도, 가위바위보를 이긴 사람이 상대에게 나라는 선수를 양보하는 기분은 당연히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또래보다 키가 컸던 저는 농구를 일찍 좋아하기 시작했고, 친구들 사이에 농구 인기가 올라가면서 뽑히는 순위가 빨라졌습니다.
증여라는 이름의 소프트 파워
부모나 자식이라고 다 같은 사람은 아닙니다. 친구들 사이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받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어쨌든 우리의 일상은 생각보다 계약 등의 관계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증여”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식에게 양질의 부를, 교육을 증여하려고 하는 모든 노력은 자식에게 양질의 소프트 파워를 “증여”하려는 시도일 겁니다. 대학생 때 동아리를 만들어서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시간과 노력, 열정을 많이 쏟아 부었고 즐겁고 후회없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제 일상의 반경에서 벗어난 좋은 경험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이제 시간이 많이 지났고, 모든 것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한 열정의 시간이었고, 후회도 없습니다. 모든 에너지는 주고 받는 것이고, 그 때 만난 분들과 주고 받은 에너지가 지금의 저를 물처럼 구성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증여라는 경험은 좋은 것
증여 자체도 의미 있지만, 증여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저를 만나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면, 저의 증여 경험이 제게 남긴 긍정적인 에너지가 포함되어 그런 것 아닐까요? 각자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의 증여를 하고, 그 경험을 좋은 에너지로 가진 채 만날 수 있다면 둘도 없이 좋은 모임이 될 것 같습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다시 만날 그 때까지, 일상 속에서 작더라도 일종의 증여를 경험할 수 있으면 더 좋은 에너지를 들고 다시 만나러 가게 될 겁니다.

[링크][책]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 지카우치 유타 (교보문고)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 지카우치 유타 – 교보문고
[링크][책] 너 자신의 이유로 살라 – 루크 버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