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년이 온다 – 한강, 창비, 2014
처절한 역사의 현장,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문학의 역할
바라보기 무서운 거울
스스로를 직면하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다이어트할 때의 체중계, 수험생 시절의 모의고사, 그리고 198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나 그 후손들에게 광주 민주화운동. 바쁜 일상에서 책을 골라 읽는다면 잘 읽히고 덜 부담스러운 소재를 고르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늘 한강 작가는 제 선택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큰 사건이 터졌고, 한강 작가의 책은 더 접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만큼 이 작품, “소년이 온다”는 마주하기 두려운 거울로 느껴집니다. 처절한 역사의 현장을 문학으로 만나는 이 책의 가치가 거기서 빛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품을 뚫고 나오는 잔혹함
읽는 내내 잔혹함이 작품을 뚫고 나옵니다. 그저 책일 뿐인데도 등줄기가 서늘합니다. 이 정도 되면 작가의 문학적 성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소재가 작품을 압도합니다. 어쩌면 바로 그 점이 작가의 문학적 성취일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아무리 야만의 시대라지만, 지나온 후에 돌아보는 사건이라지만, 일제 치하나 전쟁보다 덜하지 않은 가혹한 역사입니다. 우리가 정치를 외면하고, 공권력에 날을 세우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느껴지게 합니다. 그래서 역사는 또한 현실입니다.
잊을 수 없는 아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도 시간은 흐릅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우리 삶이 먹고 사는 일에 휩쓸려 있더라도, 절대 잊을 수 없고 잊어서는 안되는 일이 있습니다. 다시 같은 병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건강한 일상을 이어가야 합니다. 어떻게 그 병을 앓게 되었는지를 일상에서 되새겨야 합니다. 같은 아픔을 겪지 않으려면 현재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떤 것을 기억해야 할까요? 많은 의문에 대한 답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 우리 아이들을 어떤 국가에서 키우고 싶은지 생각해 보면, 일상에서 더 많은 것을 생각하며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링크] [책] 소년이 온다 – 한강 (교보문고)
소년이 온다 | 한강 – 교보문고 (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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