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루나의 전세역전 – 홍인혜, 세미콜론, 2023.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전세 사기 사건을 겪은 저자가 홀로 해결해 가는 분투기.
루나파크의 저자 루나가 전세 사기 피해자?
루나라는 이름이 익숙하지 않아도 그림체를 보면 안다. 이 분이 얼마나 오래 열심히 일했는지. 만화나 웹툰에 익숙하지 않은 나조차 이 분이 다양한 작업으로 대중매체에 많이 노출된 분이라는 건 알 정도다. 이 분이 tvN 유퀴즈에 출연해서 놀랐다. 에피소드를 보고 나서 인터넷으로 연재된 웹툰을 찾아보았다. 엄청 어려운 일을 겪으신 건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웹툰이 최근 책으로 출간되었다.
전세 계약이라는 어려운 일
우리 모두는 어떤 형태로나 집에 살게 된다. 자가 소유자가 아니라면 전월세 계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빌라왕 이야기가 매체를 떠들썩하게 장식하고, 그렇게 많은 전세 사기 이야기를 접하면서도 여전히 전세금 없는 월세를 지급하는 건 너무 아깝다.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전세라는 제도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여전히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신뢰가, 혹은 전세라는 제도에 대한 신뢰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점점 더 신뢰가 어려워지고, 높은 월세도 감당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세 제도가 조금씩 수면 아래로 사라져 가는 것 같기도 하다.
경매와 공매, 낙찰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서는 놀랍게도 초보자가 부동산임대차 제도, 경매와 공매 제도에 대해 단기간에 습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짧은 기간 안에 이 모든 것을 학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역시 궁하면 통하는 것일까, 너무 많은 정신적인 고통과 스트레스, 학습과 노력을 때려 넣어 저자는 자신의 상황을 잘 파악하게 된 것 같다. 사실 초보가 부동산 공매에 나서서 낙찰을 받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그래도 저자에게 약간의 행운도 작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그런 행운은 저자가 그 모든 고통스러운 준비 과정을 견뎌내면서 결단했기 때문에 따라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법은 멀고 나쁜 일은 가까이에
막상 일을 당하고 나면 막막하다. 법은 잘 모르고 상대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도 정확히 내 경우에 어떻게 되는지 아는 경우도 많지 않기도 하다. 또한, 급하게 파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주어진 시간 내에 전문가에게 답변을 받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착한 임대인과 나쁜 임대인, 착한 임차인과 나쁜 임차인을 외양만 보고 알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스스로 학습하고 파악해서 조심하는 정도가 최선일 때가 많은 것 같다.
스스로를 지켜내는 그 어려운 일
결국 우리는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저자는 긴 시간 동안 어렵고 쓰라린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았다. 언급대로 저자는 사실 잘못한 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경험을 하고 있는 시기에는 누구 실의에 빠져 자책하기 쉽다. 나도 다른 독자들도 현명하게 스스로를 지켜내는 그 어려운 일에 조금이라도 다가설 수 있으면 좋겠다.
(2023.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