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 – 김성희, 마로니에북스, 2024.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선 작가 데미언 허스트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고 데미언 허스트에 대해 생소한 분들이 읽기에 좋습니다. 곧 있을 전시회를 앞두고 크고 작은 논란이 있지만 일단 작품은 작품으로, 전시회는 전시회로 지켜 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아직도 논란의 데미언 허스트
데미언 허스트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예술가 중에서 역사상 가장 부유한 인물이라는 이야기도 들리고, 실제 경영적인 수완을 드러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동물의 사체를 자신의 작품에 동원하기도 하는 점은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3월 20일부터 열리는 전시회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있다고 합니다. 국가 예산을 사용하는 곳에서 굳이 유명 작가 전시회를 열어야 하는지부터, 우리나라 현대 작가들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들립니다. 유행이 분초 단위로 지나가는 것만 같은 2026년에 이 작가와 작품들, 그리고 전시회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 만으로 작가나 주최 측에서 기쁠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초심자가 읽기 좋은 데미언 허스트 입문
저자는 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입니다. 전반부는 시간순으로 데미언 허스트의 성장과 작품 세계에 대해서 다룹니다. 데미언 허스트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독자 입장에서는 설명을 따라가기가 수월했습니다. 후반부에는 2017년에 다른 프로젝트에서 만난 데미언 허스트 인터뷰가 나옵니다. 어떤 분들은 작품이 공개되고 나면 해석은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맡겨지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문외한 입장에서 작가가 어떤 의도로 작품을 만들었는지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의도적인 모호성을 유지함으로써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두는 점과 동물의 사체를 작품에 사용하는 부분에 대한 논란에 대해 작가가 의식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시회는 전시회로
파격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미언 허스트의 파격적인 시도들은 확실히 동시대 사람들에게 의미가 있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자본주의를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예술가가 경영적인 수완이 있다는 점에서 폄하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와 그의 작품세계가 인정받을까요? 그건 후대의 몫이고, 우리가 굳이 판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저 전시회는 전시회로, 작품 세계는 작품 세계로 바라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잘 모르는 저와 같은 초심자 분들이 읽기 좋은 책입니다.
[책 속 문장들]
P. 69.
데미언은 자신이 일찍부터 인식해온 소멸에 대한 불안감, 바로 ‘존재의 연약함’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동물의 표본 박제를 보여주기로 했다. 그가 포름알데히드나 유리장 속에 오브제들을 넣는 것은 부패, 즉 소멸에 저항하기 위한 과학적 방식이다.
P.138.
(문) 결정을 피한다는 어떤 의미인가요?
(답) 나는 결정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어요. 관객들은 작품을 볼 때 그것을 풀고 싶어 합니다. 그 결과··· 사람들이 관여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질문을 던지게 하고 싶고요. 그런데 관객이 답을 찾길 바라지 않습니다. 답을 찾으면 곧 떠날 테니까요.
P. 158.
(문) 그렇다면 이 시리즈에서 왜 상어를 중요한 대상으로 선택했나요? 상어를 죽음의 공포, 테러의 상징으로 사용한 것인가요?
(답) 어릴 때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죠스>를 봤어요. 우리는 인간이 세계에서 가장 큰 포식자라는 사실에 안심합니다. 그런데 바다로 들어가면 원초적인 두려움을 느끼죠. 마치 시각화된 상상 같아요. 상어가 사람들을 겁줄 만큼 생생하길 바랐어요. 상어는 토머스 홉스의 책 『리바이어던(Leviathan, or The Matter, Forme and Power of a Common-Wealth Ecclesiastical and Civil)』에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일반적인 두려움, 말하자면 비이성적인 두려움 혹은 당신이 두려워하는 무엇인가를 상징해요.

[링크][책] 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 – 김성희 (교보문고)
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무선) | 김성희 – 교보문고
[링크][책] 좋은 삶을 위해 죽음을 묻다 – 최대환
[링크][책] 직물을 잇고 조각을 수선합니다 – 박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