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색, 계 – 장아이링, 문현선 옮김, 민음사, 2024.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찬 바람 앞 촛불처럼
감정은 재채기처럼 숨기기 어렵다고 합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삶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갑자기 누군가를 마주치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감정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장아이링의 이 단편집에 실린 다섯 작품 속 주인공들은 모두 뜻밖의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 감정은 사랑이 아닌가요?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만한 감정은 감정이 아닐까요? 저자 장아이링은 감정이 생겨나거나 변하는 그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서 독자와 나눕니다.
감정을 가로막는 현실의 미묘한 표정들
사랑을 꽃피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감정이 생기기도 쉽지 않지만, 그 감정이 사회적으로 받아 들여질 만한 것일까요? 또한 그 감정이 목숨을 걸 만한 일인가요? 현실은 여러가지 표정으로 어렵게 가지게 된 감정의 발전을 가로막습니다. 그 앞에서 좌절하기도 하고, 순간의 망설임으로 나와 동료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시와 노래가 사랑과 이별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불은 붙이는 것보다 계속 타도록 유지하는 게 더 어려우니까요.
각자의 삶에서 마주치는 인생의 모자이크
우리가 사는 일상과 우리 시대에 대한 역사는 꽤 다를 겁니다. 역사는 일상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1940년대 중국의 모습을 일상을 살아가는 남녀의 감정으로 증언하고 있습니다. 굳이 숨길 것도, 다듬을 것도 없는 날것의 감정이라서 그런지 친근감이 듭니다. 2026년의 우리나라 어디선가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사는 사람들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읽고 나면 별 것 아닌 감정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쁨과 슬픔과 좌절과 희열을 느낄까요? 그런 감정들이 모자이크처럼 모여 우리의 일상을 이루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속 문장들]
P. 138.
문제는 그녀와 함께 있을 때면 논쟁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계속 사랑해야 한다는 게 너무도 명백해서였다. 그녀가 곁에 없을 때야 전바오는 온갖 반대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지금도 그랬다. 자신이 바보짓을 저질렀고 올가미에 걸렸다는 의심이 들었다.
P. 165.
이튿날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전바오는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좋은 사람이 되었다.

[링크]
[링크][책] 색, 계 – 장아이링 (교보문고)
[링크][문학]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 소세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