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박지원 소설선 – 박지원, 안대회 옮김, 민음사, 2025.
시대를 뛰어 넘는 날카로움. 해외 문학 읽기에 보다 익숙해서 그런지, 분량이 많지 않은데도 집중력이 필요했습니다. 교과서로 접했던 호질과 허생전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시대를 뛰어 넘는 날카로움
목 마른 이가 우물을 판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목 마르지 않아도 우물을 파는 사람들이 활약합니다. 연암 박지원이 당대 시대상에서 꼭 피해자였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의 글 속에는 당시 시대의 불합리에 대한 분노,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가 스며 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그의 글을 여전히 접할 수 있고, 그 속에서 그가 당대의 불합리를 어떻게 읽어 내는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접근성
상대적으로 해외 문학서에 익숙해서인지, 읽는 데에 조금 더 집중력이 필요했습니다. 직전에 읽은 체호프 단편선에 비하면 조금 더 어렵게 읽었습니다. 체호프 쪽이 더 재미도 있었습니다. 이유를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고전 소설에 대한 저의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세계문학전집을 따라 읽다 보니 이해도를 높일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그래도 호질 그래도 허생
작품 중에서는 호질과 허생이 좋았습니다. 허생전은 거의 온전한 형태로 기억이 나는데, 반면에 호질은 처음 읽는 것처럼 생소했습니다. 호랑이가 북곽 선생을 꾸짖는 것 까지는 떠오르는데, 창귀들과 회의(?)를 하는 대목은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역시 대표작이어서 흥미롭게 읽은 모양입니다.
[책 속 문장들]
P. 87.
나무[木]에 재능[オ]이 있어 목재 [材]가 되면 사람은 베어 가려 하고, 조개[貝]에 재능[オ]이 있 어 재물[財]이 되면 사람은 뺏어 가려 한다. 그러니 재능[オ]이 란 글자는 그 모양이 안으로 삐쳤고, 밖으로 삐치지 않았다.
P. 112.
제 소유가 아닌 물건을 가져가면 도둑이라 하고, 남의 생명을 해치고 물건을 손상하면 도적이라 한다. 너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바쁘게 팔을 휘젓고 눈을 부릅뜨고 다니면서 손으로 온갖 사물을 낚아채 가면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심지어 돈을 형이라고 부르고, 장수가 되려고 제 마누라도 죽이니 더는 윤리니 도덕이니 하는 도리를 따질 형편이 아니다.
P. 171.
“바람은 소리가 있기는 하나 형체가 없다. 눈으로 보려 해도 보이는 게 없고, 손으로 잡으려 해도 잡히는 게 없다. 허공에서 생겨나 만물을 들떠 요동치게 한다. 어째서 형체가 없는 일을 가지고 들떠 요동치는 속에서 남을 논박하는 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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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책] 박지원 소설선 – 박지원 (교보문고)
[링크][문학] 사랑에 대하여 – 안톤 체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