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드라큘라1 – 브램 스토커, 김일영 옮김, 민음사, 2026.
고딕 호러 원조 맛집. 불완전한 소통 수단과 등장인물들 사이의 불완전한 의사 소통 속에서 저자는 능숙하게 독자들을 이끌고 갑니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독특한 흡인력이 독자들을 으스스한 분위기의 스토리 속으로 안내합니다.
고딕 호러 원조 맛집
“고딕 호러가 뭐야?”라는 질문에 가장 정성스러운 답변이 될 것 같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유럽의 성을 배경으로 시작해서 으스스한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끌어 올립니다. 몽유병, 박쥐, 마늘, 그리고 알 수 없는 질병까지.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과 지식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현실처럼 옥죄어 옵니다.
불완전 소통이 불러 오는 기묘한 분위기
이 작품의 소통 도구는 편지, 일기, 전보입니다. 등장 인물의 입장에서 작성된 것입니다. 지식의 한계, 소통 수단의 한계로 인해서 우리 각자의 상황 파악과 판단은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편지나 전보는 중간에서 누가 가로챌 수도 있고, 주소가 잘못되면 원하는 시기에 도달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 놀랍게도 이런 일은 현재도 유효합니다. AI가 모든 것을 다 해줄 것만 같지만 여전히 우리의 상황 파악과 판단은 한계가 있습니다. CCTV와 블랙박스, 카메라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정확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예컨대 피싱 범죄가 여전히 극성을 부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차이점은 우리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최근에 덜 의식하고 있다는 점 뿐인 것만 같습니다.
등장인물 간의 소통을 서핑하듯
저자는 일기와 편지, 전보를 서핑하듯 넘나들며 독자들을 홀립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취합할 수 있는 정보도 제한적인데, 굳이 다른 등장인물에게 양해를 구하며 정보를 스스로 차단하기도 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답답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게 우리가 처한 현실입니다. 지금은 솔직하고 소탈한 것이 매력이라지만, 친한 사이에서도 과다한 정보를 제공 받으면 TMI라며 반려합니다. 우리 일상에서 넘쳐 나는 정보를 다스리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독자들이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기도 하고, 흐름을 살짝 뒤틀기도 하면서 능숙하게 끌고 갑니다. 그 힘이 으스스한 분위기가 깔려 있는 이 작품을 뒤쫓듯 읽게 되는 이유가 됩니다.
[책 속 문장들]
P. 71.
하지만 백작의 몸 전체가 서서히 창문 밖으로 나와 커다란 날개처럼 망토를 휘날리며 얼굴을 아래로 향한 채 저 끔찍한 절벽 아래로 성벽을 타고 기어 내려가는 것을 보자 나의 감정은 혐오와 공포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P. 299.
그녀가 잠들었을 때 우린 그녀가 죽어 간다고 생각했고 그녀가 죽었을 때 우린 그녀가 잠들었다고 생각했네.

[링크]
[링크][책] 드라큘라1 – 브램 스토커 (교보문고)
[링크][문학] 박지원 소설선 – 박지원